빈혈로 고생해 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묘한 두통이 있긴 한데 설명하기 어려우며, 일어서면 어지럽고 운동도 크게 못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냥 기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정도입니다. 알아볼 수 있는 건 갑자기 창백해져서 예쁘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체중하고도 상관없이 빈혈이 올 수 있는데 사람들은 체격타령만 합니다. 뚱뚱한 사람도 빈혈이 올 수 있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빈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빈혈은 어떤 질병이며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빈혈이란?
빈혈(Anemia)은 혈액 내 적혈구 수나 헤모글로빈 농도나 정상보다 낮아져 산소 운반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적혈구는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세포를 말합니다. 혈액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우리 몸의 조직에 산소를 전달하고 이산화탄소를 폐로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 내에 있는 단백질로 산소와 결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폐에서 받아들여 적혈구를 통해 몸 전체로 운반한 후 조직에서 산소를 방출하고 이산화탄소를 받아 폐로 다시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헤모글로빈의 주요 성분 중 하나는 철분입니다. 쉽게 말해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세포이고, 헤모글로빈은 그 적혈구 안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단백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한 빈혈의 기준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빈혈로 진단되는 기준이 다릅니다.
- 성인 남성 : 헤모글로빈 농도가 13g/dL 미만일 때
- 성인 여성(비임신) : 헤모글로빈 농도가 12g/dL 미만일 때
- 임신한 여성 : 헤모글로빈 농도가 11g/dL미만일 때
- 5~11세 사이의 어린이 : 헤모글로빈 농도가 11.5g/dL 미만일 때
- 6개월~5세 사이의 어린이 : 헤모글로빈 농도가 11g/dL 미만일 때
여자의 빈혈 기준이 남성보다 낮은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생리 때문입니다. 생리 기간 동안 일정량의 혈액이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월경으로 인해 철분 손실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빈혈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아집니다. 이외에도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여성들은 빈혈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임신 중에는 태아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추가적인 철분이 필요하고 출산 시 혈액 손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임신한 여성의 빈혈 기준은 더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빈혈은 심각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경도 빈혈 : 헤모글로빈 농도가 기준보다 1~2g/dL 정도 낮을 때
- 중등도 빈혈 : 헤모글로빈 농도가 기준보다 2~3g/dL 낮을 때
- 중증 빈혈 : 헤모글로빈 농도가 기준보다 3g/dL 이상 낮을 때
빈혈은 철분 결핍, 비타민 B12 결핍, 만성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피로, 어지러움, 숨 가쁨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빈혈의 원인과 종류
빈혈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혈액 내 적혈구 수나 헤모글로빈 농도가 낮아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빈혈의 종류는 다양한 원인에 따라 분류될 수 있으며 주요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철 결핍성 빈혈
철분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며 주로 식이 부족, 출혈(예 : 위장관 출혈), 월경으로 인한 출혈 등이 원인입니다. 특징으로는 피로, 허약함, 창백한 피부,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2. 비타민 결핍성 빈혈
비타민 B12 또는 엽산(비타민 B9)의 부족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비타민 B12는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 섭취되므로 채식주의자에게서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로감, 창백한 피부, 손발 저림, 균형감각 저하와 같은 신경계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3.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
만성 염증, 감염, 암 등의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질환 들은 적혈구 생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철분 대사를 방해합니다. 피로감과 함께 기저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4. 용혈성 빈혈
적혈구가 파괴되는 속도가 생성되는 속도를 초과할 때 발생합니다. 자가 면역 질환, 유전적 요인(예 : 겸상 적혈구 빈혈), 약물, 감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황달 증상과 피로감, 심한 경우에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출혈성 빈혈
외상으로 인한 출혈과 같은 급성 출혈 또는 위장관 출혈, 생리 출혈 등과 같은 만성 출혈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출혈의 양에 따라 즉각적인 피로감이나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무형성 빈혈
골수에서 적혈구를 생성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상태로 방사선, 약물,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이 됩니다. 심한 피로감, 감염에 대한 저항력 감소, 출혈 경향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빈혈의 증상
빈혈의 증상은 저산소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1. 피로감
빈혈로 인해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신체의 에너지원이 감소하여 쉽게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일상적인 활동도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2. 창백한 피부
혈액의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 피부의 색이 흐려지거나 창백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또 누렇게 뜬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손바닥, 손톱, 입술 등의 부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손바닥의 핑크색이 사라져 보일 수 도 있습니다.
3. 어지러움
혈액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면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어설 때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4. 두통
빈혈로 인해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일 수 있습니다.
5. 숨가쁨
신체가 산소를 더 필요로 할 때 호흡이 가빠질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6. 빠른 심박수
신체가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심장이 더 빨리 뛰게 되어 심박수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휴식 중에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으로 느껴집니다.
7. 차가운 손과 발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손이나 발이 차가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혈액 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8. 신경계 증상
심한 경우 빈혈로 인한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이나 발의 저림, 균형 감각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9. 탈모 및 손톱 변화
빈혈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탈모가 나타날 수 있으며 손톱이 부서지거나 얇아질 수 있습니다.
빈혈의 진단과 치료
빈혈의 진단은 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농도를 측정하여 빈혈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한 적혈구 수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적혈구 수 측정을 통하여 빈혈의 원인과 종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혈액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인 적혈구 용적률을 측정하여 빈혈의 심각도도 확인합니다. 혈액 내 철분, 페리틴, 총 철결합능(TIBO) 등을 측정하여 철결핍성 빈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빈혈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1. 철분 결핍성 빈혈
대부분의 경우 철분 결핍성 빈혈은 경구 철분제를 통해 치료합니다. 철분제는 보통 하루에 1~2번 복용하는데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경구 철분제는 변비, 메스꺼움, 복통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변비가 심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 데 이러한 때에는 유산균을 같이 처방하기도 합니다. 유산균은 변비를 예방하고 장 건강을 증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식이섬유와 수분의 섭취를 같이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구 철분제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주사를 맞기도 합니다. 또한 심한 철분 결핍이 있는 경우에도 철분 주사를 맞기도 합니다. 주사로 투여하면 빠르게 철분 수치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분 주사의 간격은 개인의 철분 결핍 정도와 치료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데 일반적으로 철분 결핍이 심한 경우 초기에는 1주일에 1회 정도 주사를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기간은 대개 3주~6주 정도 됩니다. 초기 치료 후 상태가 개선되면 3개월에 한 번씩 유지 요법으로 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2. 비타민 결핍성 빈혈
비타민 B12가 심하게 부족한 경우에는 비타민 B12 주사를 맞거나 경구 보충제를 통해 치료합니다. 주사는 보통 1개월에 1회 맞으며, 경구 복용은 일일 복용이 가능합니다. 비타민 B12 결핍으로 인한 빈혈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데 그중 하나가 악성 빈혈입니다. 악성 빈혈은 비타민 B12의 흡수를 방해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위장에서 비타민 B12와 결합하여 장에서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인성 인자를 생산하는 세포가 파괴됩니다. 비타민 B12가 풍부한 식품(육류, 생선,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빈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채식주의자나 비건 식단을 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 절제술이나 크론병, 셀리악병 같은 경우에도 빈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 비타민 B12 복용하여 빈혈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엽산이 부족하여 나타나는 빈혈의 경우에는 엽산보충제를 통해 결핍을 보충합니다. 경구 복용이 일반적이며 일일 복용이 필요합니다. 엽산이 풍부한 식품(예 : 녹색 채소, 콩류, 견과류 등)을 섭취하여 식이적으로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3.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
빈혈이 만성 질환에 의한 발생한 경우 해당질환(예 : 신장 질환, 염증성 질환 등)을 치료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철분, 비타민 B12 또는 엽산 보충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등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이 원인 경우에는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예 : 스테로이드, 면역 억제제)을 사용하여 질환을 관리합니다. 만성 신장 질환으로 인한 빈혈은 신장에서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라는 호르몬 생산이 감소하여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우 EPO를 포함한 약물(예: 에포에틴 알파, 다르베포에틴 알파)을 사용하여 적혈구 생성을 촉진합니다. 간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간기능을 개선하고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용혈성 빈혈
용혈성 빈혈은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는 상태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은 면역 체계가 적혈구를 공격하는 경우 면역억제제(예: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면역 반응을 억제합니다. 특정 약물로 발생하는 약물 유발 용혈성 빈혈의 경우에는 해당 약물을 중단하거나 대체 약물로 변경합니다. 감염이 원인일 경우에는 적절한 항생제를 통해 감염을 치료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적혈구 수혈을 통해 즉각적으로 혈액 수치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의 경우 비장이 적혈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하므로 비장 제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적혈구 파괴로 인해 철분 결핍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빈혈에 좋은 음식
빈혈에 좋은 음식은 주로 철분, 비타민 B12, 엽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입니다. 빈혈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철분이 풍부한 음식
- 적색 육류 : 소고기, 양고기 등은 헴 철분(흡수율이 높은 철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가금류 : 닭고기, 칠면조 등의 흰색 육류도 철분을 포함합니다.
- 생선 : 참치, 연어, 정어리 등은 철분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 내장육 : 간(특히 소 간)은 철분이 매우 풍부한 식품입니다.
2. 비타민 B12가 풍부한 음식
- 유제품 : 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은 비타민 B12의 좋은 공급원입니다.
- 계란 : 특히 노른자에 비타민 B12가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 생선 : 연어, 고등어, 정어리 등은 비타민 B12가 풍부합니다.
3. 엽산이 풍부한 음식
- 녹색 잎채소 :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상추 등은 엽산이 풍부합니다.
- 콩류 : 렌즈콩, 병아리콩, 검은콩 등은 엽산과 함께 철분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 견과류와 씨앗 : 아몬드, 호두, 해바라기씨 등은 엽산과 건강한 지방을 제공합니다.
4.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
- 과일 : 오렌지, 키위, 딸기, 귤, 레몬, 파인애플 등은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철분 흡수를 도와줍니다.
- 채소 및 해조류 : 브로콜리, 피망, 토마토 등에도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 다시마와 미역에는 헤모글로빈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철분과 구리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마치며
쉽게 피곤하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으며 어지럼증까지 있다면 빈혈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몇 가지 증상만으로 의심한다기보다는 병원에 방문하여 혈액 검사를 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산부인과 또는 내과를 가서 혈액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철분제를 복용하면 1~2개월 이내에 정상 수치로 회복되고, 정상 수치로 회복된 이후에도 철분제는 4~6개월 정도 복용하면 충분한 철분이 몸이 저장되어 적혈구 생성이 원활해진다고 하니 혈액검사 후 철분제 복용을 권합니다. 빈혈 예방을 위해서 식습관도 중요한데 평소 시금치, 굴, 소고기 등을 챙겨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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