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친구들과 헌혈을 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호기롭게 헌혈의 집을 방문했는데 피를 뽑기도 전에 퇴짜를 맞는 것이었습니다. 잠을 못 자서, 다이어트를 해서, 생리 중이어서, 아침을 안 먹어서 등등 헌혈을 못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였습니다.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저 혼자 헌혈을 하게 되었는데 무서웠던 이미지와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루어져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헌혈 전에 주는 초코파이 맛과 헌혈 후에 주는 영화표의 유혹이 더욱더 마음을 즐겁게 하지만 말입니다. 오늘은 헌혈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헌혈할 수 있는 조건, 헌혈의 장점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헌혈이란?
헌혈은 자신의 혈액을 기부하여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헌혈은 사고나 수술로 인해 과다출혈을 겪는 경우 또는 백혈병, 혈우병과 같은 혈액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생명 같은 역할을 합니다. 많은 수술에서 혈액이 필요하기도 하는데 일부 국가에서는 수술을 받는 환자의 가족이나 친척이 헌혈을 관례가 있을 정도입니다.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기도 하며 특정 혈액형을 확보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헌혈의 종류는 어떻게 될까?
헌혈에는 전혈 헌혈과 성분 헌혈이 있습니다.
1. 전혈 헌혈
전체 혈액을 기부하는 방식입니다. 기부된 혈액은 혈액 성분(적혈구, 혈장, 혈소판 등)으로 분리되어 필요한 환자에게 사용됩니다. 전혈의 보관 기간은 35일로 다른 혈액 성분에 비해 짧습니다. 전혈의 보관 기간이 짧은 이유는 주로 혈액의 자연적인 노화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혈구는 생리학적 변화를 겪고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므로 수혈 시 효과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사용해야 합니다.
전혈 헌혈은 병원에서 급성 수혈이 필요할 때 매우 중요합니다. 헌혈로 얻은 전혈은 다양한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하며 특히 응급 상황에서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전혈 헌혈은 여전히 많은 의료 기관에서 중요한 헌혈 방식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2. 성분 헌혈
혈액의 특정 성분(적혈구, 혈소판, 혈장 등)을 기부하는 방식입니다. 전혈 헌혈 보다 더 효율적으로 혈액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빈혈 환자나 수술 환자에게 필요합니다.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은 암환자나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필요한 성분을 말합니다. 혈소판은 상온에서 짧은 기간만 보관되므로 혈소판이 필요한 환자에게 즉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혈장은 혈액의 액체 성분으로 단백질, 전해질 및 호르몬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혈장은 주로 응급치료, 수술 및 간 질환 환자에게 필요합니다.
적혈구는 냉장상태에서 약 42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혈장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냉동상태로 보관 시 1년까지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소판은 상온에서 약 5~7일 동안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분 헌혈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전혈 헌혈보다 더 자주 할 수 있습니다. 전혈 헌혈의 경우 여성은 최소 4개월에 한 번, 남성은 최소 3개월에 한 번 하도록 되어 있는데 성분 헌혈은 이보다 짧습니다. 적혈구 성분 헌혈은 8주에 한번 가능하며 혈소판 성분 헌혈은 2주에 한 번도 가능합니다.
헌혈 자격 조건
헌혈을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헌혈에도 자격 조건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헌혈의 자격 조건은 헌혈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혈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정되어 있습니다.
1. 기본 자격 조건
- 연령 : 헌혈을 하려면 최소 16세 이상 69세 이하여야 합니다.
- 체중 : 일반적으로 최소 체중은 50kg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는 헌혈시 안전한 혈액량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 건강 상태 : 헌혈자는 전반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만성 질환이나 심각한 질병이 없어야 합니다. 헌혈 전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설문조사가 이루어집니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 혈압이 안정적이고 정상 범위 내에 있는 경우 헌혈이 가능합니다. 헌혈 전 혈압을 측정하여 정상 범위에 있어야 하며 의사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헌혈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약물의 종류나 복용 이유에 따라 헌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헌혈할 때는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물에 대해 헌혈 센터에 고지해야 합니다. 헌혈자와 수혈을 받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일입니다.
2. 건강 및 병력 관련 조건
- 감염병 : 최근 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걸린 경험이 있거나 감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헌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한 HIV,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은 헌혈 자격에서 제외됩니다.
- 최근 수술 및 치료 :최근에 수술을 받거나 특정 치료를 받은 경우 헌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에는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헌혈을 자제해야 합니다.
- 약물 사용 :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마약 사용 경험이 있는 경우 헌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헌혈을 피해야 합니다.
3. 여성의 경우
- 생리 중이거나 임신 중인 경우 헌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출산 후에는 일정기간(대개 6개월) 동안 헌혈을 피해야 합니다.
- 수유 중인 여성 : 수유 중인 경우에도 헌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헌혈 전 준비 사항
헌혈 전 준비 사항은 헌혈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혈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1. 식사는 가볍게
헌혈 전에는 가벼운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달걀, 고기, 생선과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헌혈 전 24시간 이내에는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진 음식은 혈액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물은 충분히 마시기
헌혈 전후에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분이 충분하면 헌혈 시 혈액량이 늘어나고 헌혈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3. 술과 커피는 피해야
헌혈 전 최소 24시간 이상 알코올 음료는 피해야 합니다. 술은 탈수를 유발하고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같은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헌혈 전에는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헌혈 전 흡연도 피해야 합니다. 흡연은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4. 운동 및 건강상태 확인
헌혈 전 날에는 사우나나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운동은 피로감을 유발하고 헌혈 시 체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한데 감기, 독감 또는 다른 감염이 있는 경우 헌혈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물에 대해 헌혈 센터에 알리고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마치며
헌혈하기 전 건강상태도 확인하고 본인 확인을 하므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합니다. 신분증이 없으면 헌혈을 못할 수도 있으니 꼭 신분증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헌혈을 하고 나면 영화권, 상품권 등 기념품에 혹해서 쉬지 않고 그냥 나가려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꼭 쉬고 가길 권합니다. 최소 10분이라도 쉬어야 어지럼증도 안 생기게 됩니다. 또한 헌혈 후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사우나 같은 것을 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방문자라면 귀국한 이후 최소 한 달이 지난 후 헌혈하기를 권합니다. 특히 말라리아, 황열병, 뎅기열 등이 유행하는 지역으로 최근 6개월 이내 여행했다면 헌혈이 더 제한될 수 있습니다. 번거롭더라도 헌혈자와 수혈을 받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확인을 하고 참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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