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은 개물림 사고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질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해외여행 도중 개, 고양이, 원숭이, 너구리 등에게 물리거나 긁히는 사고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질환은 광견병입니다. 증상이 일어나기 전에 광견병 백신을 접종하여 치료를 해야 하는데 이때 파상풍 백신도 같이 맞아야 합니다. 파상풍은 세균에 의해 일으키는 감염병으로 동물의 분변, 토양, 먼지 등에 존재하는 세균이 주요 원인입니다. 동물의 입이나 이빨에는 이러한 세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처를 입었을 때 이 세균이 상처 부위로 들어갈 경우 그 결과로 파상풍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파상풍은 어떤 질병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상풍이란?
파상풍은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에 의해 발생하는 중증 감염병입니다. 이 세균은 토양, 분변, 먼지와 같은 환경에서 발생하며 특히 상처가 있는 부위로 침입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파상풍 세균은 주로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번식하며 상처로 인해 침입하면 상처 부위 주변의 근육 조직에서 테타노스파스민(tetanospasmin) 독소를 생성합니다. 이로 인해 근육의 경련성 마비와 동통을 동반한 근육수축을 일으키게 됩니다.
일상 속에서 파상풍이 일어날 수 있는 사례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녹슨 금속에 찔리거나 긁히는 경우
- 피부 상처가 있는 상태로 농사일이나 정원일을 하는 경우
- 동물에게 물리는 경우
- 소독되지 않는 기구를 사용하거나 비위생적인 조건에서 처치를 한 경우(예 : 신생아 탯줄 절단 시 소독되지 않은 기구사용,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하는 피어싱, 녹슨 손톱깎이로 손톱정리 등)
파상풍의 증상
파상풍은 파상풍균이 상처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다고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흙이나 동물의 분변 속에 있던 파상풍균의 포자가 상처에 괴사조직이 있거니 이물질 등이 남아있는 경우 파상풍균이 더 쉽게 번식하게 됩니다. 잠복기 3일에서 14일 정도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8일 후에 발병하며 상처가 심할수록 잠복기가 짧아집니다.
1. 초기 증상
- 턱 근육 경직(Trismus) : 가장 흔한 초기 증상으로 턱이 뻣뻣해지고 입을 여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 경부 강직 : 목 근육이 뻣뻣해지고 움직이기 어려워집니다.
- 연하 곤란 : 음식물 삼키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2. 중증 증상
- 근육 경련 : 얼굴, 목, 몸통의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며 경련을 일으킵니다. 특히 등 근육의 경련은 환자의 등을 활처럼 구부리게 할 수 있습니다.
- 복부 강직 : 복부 근육이 뻣뻣해집니다.
- 전신 경련 : 빛, 소리, 촉각 같은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강력한 전신경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호흡 곤란 : 호흡 근육이 경직되어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즉각적인 의료 처치가 필요합니다.
3. 기타 증상
- 발열 : 고열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발한 : 과도한 땀 분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고혈압 또는 저혈압 : 혈압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 심장 박동 이상 :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파상풍의 치료와 예방
파상풍의 치료는 감염된 환자의 상태를 안정시키고 파상풍균의 독소가 신경계를 공격하는 것을 막으며 상처 부위를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치료는 여러 단계로 나뉘며 각 단계는 환자의 상태와 감염의 중증도에 따라 조정됩니다.
1. 상처 관리
- 상처 청소 및 소독 : 감염된 상처를 철저히 소독하여 파상풍균을 제거합니다. 이는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 외과적 처치 : 심한 경우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외과적 처치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2. 항독소 치료
- 데타누스 면역글로불린(TIG) : 파상풍 독소를 중화하기 위해 테타누스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합니다. 이는 독소가 신경계에 결합하는 것을 방지하여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 인간 면역 글로불린(Human tetanus immunoglobulin) : 일부 경우에는 인간 면역글로불린을 사용하여 중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항생제 치료
파상풍을 제거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흔히 사용되는 항생제로는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이나 페니실린 (Penicillin)이 있습니다. 이들은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역할을 합니다.
4. 증상 관리
- 근육 경련 완화 : 근육 경련을 완화하기 위해 진정제나 근육이완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디아제팜(Diazepam)이나 바클로펜(Baclofen) 같은 약물이 사용됩니다.
- 통증 관리 :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를 사용합니다.
- 호흡 지원 : 심한 경우 호흡 근육의 경련으로 인해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인공호흡기와 같은 호흡지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12세 이후로는 10년마다 파상풍 주사 접종합니다.
5. 예방 접종
- 파상풍 백신 : 치료 후에도 환자는 예방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는 재감염을 방지하는데 중요합니다. 파상풍에 한번 걸렸다 회복한다고 해서 영구적인 면역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다시 감염이 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파상풍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해야 합니다.
- 예방 접종 :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를 함께 예방하는 DTaP 백신을 통해 예방접종을 합니다. 생후 2, 4, 6개월에 3회 기초접종을 하며, 생후 15~18개월에 4차 접종, 만 4~6세에 5차 접종을 실시합니다. 11~12세 때 Tdap 또는 Td백신으로 1회 접종하며 이후 매 10년마다 Td 또는 Tdap 백신을 추가 접종합니다.
-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 : 이상 반응 중 가장 흔한 것은 접종부위가 빨갛게 변하고 붓고, 통증, 어지러움, 식욕부진, 구토, 미열이 있습니다.
- 예방 접종 비용 : 청소년기까지 파상풍 백신 접종은 국가에서 무료로 지원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본인 부담으로 접종을 해야 하는데 접종 비용은 의료기관마다 차이가 있으며 약 30,000~70,000원 정도입니다.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피부과 등에서 맞을 수 있습니다. 비급여 항목이지만 상처가 발생하여 생긴 파상풍의 경우에는 보험사별로 실비보험 처리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6. 입원 및 집중 치료
심한 파상풍 감염의 경우,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필요한 경우에는 인공호흡기 등의 지원이 포함됩니다.
마치며
요새 맨발 걷기가 한창 유행입니다. 황톳길로 잘 다져진 곳이라면 사람들이 너나없이 맨발로 산책을 합니다. 한 왕릉에서는 맨발로 걷는 것을 금지한다고 푯말이 쓰여 있을 정도입니다. 맨발 걷기는 건강에 참 좋지만 파상풍의 위험이 있습니다. 파상풍균이 피부의 상처로 들어와 근육조직에서 독소를 만들어내는데 전신에 퍼지면 근육의 경련성 마비와 동통을 동반한 근육수축이 일어납니다.
우리나라는 어린아이 일 때부터 예방접종을 시행하여 다른 나라에 비하면 파상풍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심하지 않은 상처에도 파상풍이 일어날 수 있고 해외에서 개나 고양이, 원숭이 등에 물려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파상풍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감기인지 파상풍인지 구별이 어렵습니다. 파상풍 예방접종한 지 10년이 지났고 파상풍이 의심될 정도의 외상을 입었다면 상처 소독 후 병원을 꼭 방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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