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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한 하루의 건강정보

기면증(Narcolepsy) : 원인, 증상, 진단, 치료

by 훈찬마미 202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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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작 영화 "4인용 식탁"이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 전지현 씨가 기면증 환자로 나옵니다. 기면증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던 상태라 툭하면 아무 데서나 기절하듯 잠들어버리는 주인공이 참 낯설고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이 기면증이라는 병을 앓게 된 원인은 친했던 이웃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트려 정신적 충격을 받아서라고 나옵니다. 기면증이란 것은 저렇게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인가? 여리여리하고 아름답던 전지현 씨 이미지와 묘하게 잘 어울려서 기면증이란 병에 대해 뭔가 신비함을 가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은 기면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면증은 어떤 질병이며 어떤 치료가 필요한 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4인용식탁' 에서 기면증 환자를 연기했던 전지현씨(출처 : 나무위키)

 

 

기면증(Narcolepsy)의 정의


수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꿈꾸는 수면이라고 알려져 있는 렘(REM) 수면과 또 하나는 비렘(Non-REM) 수면입니다. 여기 비렘수면은 4가지 단계로 나뉘는데 비교적 얕은 수면인 1~2단계와 깊은 수면인 3~4단계로 나뉘게 됩니다. 비렘수면은 수면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3~4단계의 수면은 깊고 안정된 수면으로 뇌파의 주파수가 매우 낮은 상태이며 근육이 완전히 이완되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조직과 근육의 회복을 도우며 성장을 촉진하게 됩니다. 

 

렘수면 단계는 정신의 피로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수면으로 뇌파가 활발해지고 꿈을 꾸는 단계이며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룻밤 동안의 수면단계의 변화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이 됩니다. 

 

기면증(Narcolepsy) 은 수면장애의 한 형태로 낮동안 과도하게 졸리며 때를 가리지 않는 갑작스러운 수면상태와 렘수면의 비정상적인 발현으로 잠들 때와 깰 때 환각이 보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을 말합니다.

 

주간졸림증과 관련이 있는 기면증

 

 

기면증의 원인


기면증의 원인은 다양하게 추측하고 있지만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기면증 발병에 연관될 수 있습니다. 

 

1. 유전적 요인

가족력이 기면증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HLA-DQB1*06:02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HLA-DQB1*06:02 유전자는 인간의 면역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 변이는 주로 인간의 면역 시스템이 외부의 병원체나 이상 물질에 반응하는 방식을 조절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HLA-DQB1 유전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HLA는 "인간 림프구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의 약자로 이는 인간의 면역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집합입니다. 이러한 HLA 단백질은 외부의 병원체에 대한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자신의 조직과 세포를 식별하여 면역시스템이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HLA-DQB1*06:02 유전자 변이는 주로 기면증 환자에게서 더 자주 발견되며 기면증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변이가 단독으로 기면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발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뇌의 화학물질인 뉴로트랜스미터의 이상

수면과 깨어있는 상태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화학물질인 뉴로트랜스미터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 기면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는 수많은 뉴로트랜스미터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신경세포 간에 신호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뉴로트랜스미터는 뇌의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뉴로트랜스미터로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하이포크레틴이 있습니다. 이러한 뉴로트랜스미터의 이상은 기면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도파민의 부족은 운동 조절 및 기존의 보상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 부족은 기분 조절 및 불안과 같은 감정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의 부족은 주의력 부족과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두뇌와 측두뇌에 위치한 하이포틱네뇨신세포에서 생성되는 하이포크레틴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신경망에 신호를 보냅니다. 하이포크레틴 세포의 파괴 또는 수치의 감소 등이 기면증과 같은 만성적인 수면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뉴로트랜스미터의 이상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심리적 문제 등이 그 예입니다. 따라서 뉴로트랜스미터의 이상은 기면증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다른 요인들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질병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뉴로트랜스미터의 이상으로 인한 기면증과 더불어 뉴로펩타이드 중 하나인 오레신(orexin)의 부족은 기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레신은 뇌에서 생성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중추신경계에서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화학물질 중 하나입니다. 오레신은 주로 수면과 깨어있는 상태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 뇌의 손상 또는 뇌 질환

뇌의 손상이나 뇌 질환도 기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뇌의 일부 영역의 손상으로 인해 수면과 깨어있는 상태를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졸중이나 뇌 손상으로 인해 수면-각성주기를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뇌염, 뇌수막염, 뇌전염성 질환 등도 수면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자가면역 질환

자가면역질환은 때때로 기면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가 실수로 자신의 조직이나 세포를 공격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면역반응은 종종 뇌에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수면 조절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척수염 :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인 척수염은 척수와 뇌를 둘러싼 막(뇌수막)을 공격하는 면역반응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것은 뇌나 척수에 염증을 유발하고 수면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경화성 다발성 골수종 : 경화성 다발성 골수종은 면역체계가 중추 신경계를 공격하여 염증과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이러한 염증은 수면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기면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길랑바레 증후군 :  길랑바레 증후군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신경계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면증과 길랑바레 증후군은 서로 다른 질병이지만 드물게 길랑바레 증후군과 같은 신경학적 질환은 기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5.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수면 부족, 정신적 또는 정서적 스트레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의 변화 등의 환경적 요인도 기면증의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면증

 

 

기면증의 증상


1. 나도 모르게 잠이 듭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로 갑작스럽게 수면에 빠지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것으로 활동 중이거나 대화하는 도중, 운전 중에도 졸음이 오는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감정적 흥분 시 힘이 빠집니다.

탈력발작이라고도 하는데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감정적인 변화에 대한 뇌의 반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근육의 긴장이 갑자기 소실되어 쓰러지는 것을 말합니다.

 

3. 입면과 각성 시 보이는 환각증상

기면증 환자는 종종 잠이 들 때, 깰 때 환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환각은 특히 렘수면의 비정상적 발현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입면단계에서의 환각은 잠이 들기 전에 나타나는 것으로 수면시작초기에 인지가 점차적으로 해제되는 동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완전히 잠이 들기 전이지만 이미 졸음 상태에 빠져 있을 때 환각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잠이 깰 때의 환각증상은 주로 렘수면 단계에서 바로 깨서 꿈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낮동안 엄청 졸립니다.

수면발작이라고도 불리며 야간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낮동안 심각하게 졸린 증상이 기면증의 특징입니다. 

 

5. 가위눌림 증상을 보입니다. 

수면 마비라고도 불리는데 의식은 깨어 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일시적으로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이것은 잠든 상태나 깨어난 직후에 발생합니다. 꿈꾸는 동안 즉, 렘수면 중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면마비는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지속되며 그 후에는 일반적인 근육 조절이 복구됩니다. 

 

 

때를 가리지 않는 졸음

 

 

기면증의 진단과 치료


1. 자가진단

집에서 자신이 기면병에 해당하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간졸음 자가평가 척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 의자에 앉아서 책(신문, 잡지, 서류 등)을 읽을 때
  • 의자나 소파에 앉아서 TV를 볼 때
  • 공공장소(모임, 극장)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때
  • 정차하지 않은 채 1시간 동안 운행 중인 차(자동차, 버스, 일차, 등)에서 승객으로 앉아 있을 때
  • 오후에 사정이 허락하는 한 쉬려고 누워 있을 때
  • 의자에 앉아서 상대방과 대화할 때
  • 술을 곁들이지 않은 점심 식사 후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을 때
  • 음주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수단(버스, 일차 등)내에서 손잡이를 잡거나 기대어 있을 때

위의 문항을 읽고 각 상황에 맞는 점수를 한 개만 선택하여 점수 합계를 냅니다. 

  • 0점 : 전혀 졸지 않는다.
  • 1점 : 가끔 존다.
  • 2점 : 꽤 자주 존다.
  • 3점 : 매우 자주 존다.

각 문항의 점수를 합산한 총점이 10점 미만이면 정상범위, 10점 이상이면 주간 졸림증이 있음, 14~18점 이면 중등도의 주간졸림증이 있음, 19점 이상이면 심한 졸림증이 있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0점 이상인 경우에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합니다. (위의 주간 졸음 자가평가 척도는 대한수면의학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2. 병원진단

기면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1박 2일 동안 야간수면다원검사와 다발성수면잠복기 검사를 실시합니다.

  • 수면다원검사 : 수면다원검사는 보통 수면실에서 진행하며 특수한 장비와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의 수면상태를 측정합니다. 여러 개의 전극을 붙이고 수면 중에 발생하는 뇌파, 눈운동여부, 근전도,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합니다.
  • 다발성수면잠복기검사 : 수면다원검사 중 하나로 수면잠복기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특별한 검사입니다. 환자가 일정한 시간 동안 여러 번의 낮잠을 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하루동안 총 4~5회의 낮잠을 자게 하며 이러한 낮잠은 일반적으로 2시간 간격으로 잠을 자도록 유도합니다. 각 낮잠의 시작부터 환자가 수면에 빠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수면잠복기가 측정되고 평균값을 계산하여 평가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수면잠복기 평균값이 특정 임계치 이하인 경우 기면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3. 치료

기면증의 치료는 약물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게 됩니다. 중추신경계를 활성화시키거나 각성을 촉진하는 약물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면제 및 각성제와 같은 약물이 처방될 수 있습니다. 수면제는 잠을 유도하고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각성제는 낮동안의 졸음을 줄이고 각성을 촉진하여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중에도 낮동안 졸음이 심한 경우에는 짧은 낮잠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5~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통해 일시적으로 졸음을 해소하고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를 통해 기면증을 치료하기도 하는데 수면문제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나 행동수정 기법을 통해 수면장애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수면 습관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정서적인 요인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환자의 증상 및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종종 여러 가지 방법이 복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의료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기면증이 생긴다면 영화 속 전지현 씨처럼 아름다울 순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로변에 잠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다가 잠들기도 하는데 정상적인 몰골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대로변에 잠들면 소매치기당할 것 같다는 걱정부터 들더군요. 

기면증은 청소년기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쓰러지듯 잠이 든다기보다는 낮동안 심각한 졸음으로 인해 학업이나 일에 지장을 주는 정도라고 합니다. 낮시간동안 심각한 졸음으로 인해 게으르다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혹시 밤에 충분히 잠을 자는 데도 불구하고 낮동안 쏟아지는 졸음을 억제할 수 없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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