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파에 바람 들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폐에 구멍이 난 것처럼 바람 들어 실없이 웃거나 또는 지나치게 웃을 때 하는 말입니다. 만약 실제로 폐에 구멍이 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러한 질병을 기흉이라 하는 데 기흉은 주변에서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오늘은 기흉이란 어떠한 질환인지 알아보고 원인, 증상,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흉이란?
폐는 호흡기관으로 숨쉬는 동안 공기를 흡입하여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흡입된 공기가 폐포에 있는 미세한 혈관망인 폐포혈관망을 통해 혈액과 접촉하여 산소를 흡수하고 탄소를 방출합니다. 폐는 두 겹의 흉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는 내포 흉막, 외포흉막으로 나뉩니다.
- 내포흉막 : 폐를 둘러싸고 있으며, 폐의 표면에 밀착되어 있습니다.
- 외포흉막 : 흉부 벽에 밀착되어 있으며, 흉부 내장기와 흉부 벽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흉막은 폐와 흉부 벽 사의 간격을 유지하고 흉부 내장기가 움직일 때 마찰을 완화하여 움직임을 원활하게 합니다. 이 두 흉막 사이를 흉막강이라 부르는 데 공기 없이 흉수라는 매우 작은 양의 유액이 들어있습니다. 흉수는 두 흉막 사이의 마찰을 감소시키고 흉막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합니다. 그런데 다양한 원인으로 흉막에 손상이 생겨 흉막강에 공기가 차면 폐가 공기의 압력으로 인해 쪼그라들어 호흡을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기흉이라고 합니다.
기흉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흉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원인을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외상성 기흉
외상이나 사고로 인하여 흉부가 손상되고, 흉막이 파열되면서 기흉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로 차량사고, 낙상, 무거운 물체와의 충돌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2. 내상성 기흉
- 자연 기흉 : 외부의 충격이나 상처 없이 저절로 생기는 기흉을 말하는 데 흡연자, 폐질환을 앓았던 적이 있는 경우, 키가 큰 젊은 남성의 경우에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키가 큰 사람들은 폐가 더 커서 폐조직의 압력이 더 커져 기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 치료 중 또는 질환으로 인한 기흉 : 가슴 수술 도중 흉막에 상처가 나는 경우, 심폐소생술 하는 도중 또는 인공호흡기 사용 중 등의 원인으로 인해 폐 손상으로 발생할 수있습니다.
- 기타 비외상성 기흉 : 폐색증, 폐결핵, 기관지염 등의 폐질환과 낭포성 섬유증 같은 질환은 기흉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흉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흉의 증상은 대표적으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이 있습니다.
1. 가슴 통증
흉막 손상으로 흉막강에 공기가 차면서 폐가 쪼그라들어 가슴통증이 생깁니다. 가슴통증은 공기량이 늘어날수록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호흡을 하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집니다. 통증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슴 압박감 및 불쾌감이 느껴지고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듯하거나 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호흡곤란
기흉으로 인해 폐의 기능이 저하되면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흉막강으로 계속 공기가 들어오고 빠져나가지 못하면 공기가 폐와 심장을 누르는 긴장성 기흉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장이 눌리면서 온몸에 혈액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빠른 심장박동, 심한 호흡 곤란 및 청색증이 오기도 합니다. 긴장성 기흉은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어 즉시 의료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기흉의 증상을 천식과 헷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다 호흡 곤란 증상이 있지만 기흉은 가슴통증과 압박감을 느끼며, 천식은 기침은 하지만 가슴통증이 없는 것이 다릅니다.
기흉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서
1. 기흉의 진단
- 흉부 엑스레이 촬영으로 진단 : 먼저 가슴을 청진하여 호흡소리를 관찰합니다. 쪼그라든 폐는 호흡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가슴 청진을 통해 기흉을 의심해 보고 타액검사 등을 통해 기흉을 확인합니다. 폐의 상태와 흉막 간격에 공기의 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할 수 있습니다.
- 흉부 CT 촬영 : 폐와 흉막을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진단을 하기 위해 CT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2. 기흉의 치료
가벼운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는 경우에 많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흉막강에 찬 공기를 빼 폐를 펴주어야 합니다.
- 흉관삽입술 : 흉곽에 튜브를 꽂아 폐를 누르고 있는 공기를 빼주는 것을 말합니다. 흉골 하단에서 흉부벽에 작은 절개를 하고 이를 통해 흉관을 삽입하여 흉막 간격에 있는 공기나 액체를 제거합니다.
- 흉막유착술 : 흉관 삽입술로 호전이 되지 않거나 자주 재발을 할때, 흉막이 손상되어 있거나 흉골이 변형되어 있는 경우에 실시합니다.
- 흉막배액술 : 흉막 간격에 쌓인 액체를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흉부에 바늘을 삽입하여 흉막 간격에 있는 액체를 흡수합니다.
기흉은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각각의 치료 방법은 그 원인과 심각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 2차성 기흉 : 결핵, 악성 종양, 폐섬유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기종 등을 앓는 고령인에 많이 발생합니다. 흉막강에 공기가 쌓이면 흡기를 사용하여 공기를 빼는 치료를 하거나 흉막배액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 긴장성 기흉 : 흉막을 펴서 공기가 흘러나가게 하여 압력을 줄이는 절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월경성 기흉 : 자궁내막 조직이 복강에서 횡격막을 통해 흉강 안으로 들어가 늑막, 폐 조직에 생착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월경성 기흉은 가벼운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경우 휴식과 진통제를 통해 관리될 수 있습니다. 가슴통증이 심하거나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호르몬을 이용한 월경 조절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 림프관평활근종증(LAM)으로 인한 기흉 : 림프관평활근종증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20~40대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흉이 발견하면 폐이식이 고려될 수도 있습니다.
- 빌트-호그-두베 증후군(BHD)으로 인한 기흉 : 유전적으로 전달되는 희귀한 질환으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합니다. 폐·콩팥·피부 등 여러 장기에서 특징적인 병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CT로 폐기낭(폐에 만들어진 얇은 벽 주머니) 분포와 모양을 통해 병을 의심해 유전검사로 확진을 합니다. 기흉이 생기면 흉관삽입 및 수술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마치며
기흉은 발생 원인도 다양하고 치료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자연적인 기흉의 경우 10대 중반~20대에 발생하면 환자의 30~50%가 1년 내 재발하고 재발환자의 70% 이상이 1년 내 다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발하면 입원에 수술에 통증에 힘든 생활을 해야 하는 데 꼭 금연을 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폐활량을 늘리며, 발병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빠른 치료를 통해 기흉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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