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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한 하루의 건강정보

수전증 : 본태성 떨림, 원인, 치료, 파킨슨 병과의 차이

by 훈찬마미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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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미용실을 갔다가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 한 분을 뵈었습니다. 연세가 족히 아흔 가까이 되어 보이는데 물을 드시려 종이컵을 든 손이 유달리 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을 마시려 해도 손이 너무 떨리니 턱까지 흔들려 물을 쉽사리 넘길 수 없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이 들면 기력이 떨어져 손을 떠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손님이 하는 말이 요새 젊은 사람들 중에도 손 떠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본 젊은 사람은 글씨 쓰는데 손을 어찌나 떨던지 글씨가 제대로 써지지 않아 엄청 당황해하더랍니다. 손은 왜 떨리는 것일까요? 과거에는 술을 많이 마시면 손이 떨린다. 파킨슨병이 있으면 손이 떨린다 여러 가지 말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수전증은 왜 발생하며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노화로 인해 수전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전증(본태성 떨림)이란?


수전증(Essential Tremor)은 본태성 떨림이라고도 하는데 손이나 팔, 때로는 머리와 목 등 신체의 일부가 의도하지 않게 떨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떨림은 손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잡거나 글씨를 쓸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개 양손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만 유달리 한쪽이 더 심할 수 있습니다. 

 

수전증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손과 팔에서 발생하며 머리와 목, 목소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운동장애입니다. 수전증은 특정 작업을 할 때나 움직일 때 떨림이 심해집니다.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질을 하거나 무언가를 잡는 특정 행동을 할 때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양손 모두에 발생합니다. 수전증(본태성 떨림)은 긴장하면 증상이 심해지므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손 떨림 증상은 파킨슨 병에 의해서도 발생하는 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전증(본태성 떨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본태성 떨림은 움직일 때 손이 떨리는 반면 파킨슨 병에 의한 손 떨림은 손이 가만히 있을 때도 떨림이 발생합니다. 양손에서 떨림이 보이는 본태성 떨림과는 달리 파킨슨병에 의한 손 떨림은 한쪽 손이나 팔에서 떨림이 시작되어 점차 반대편으로 진행됩니다. 그리하여 전신으로 떨림이 퍼져나가게 됩니다. 또한 파킨슨병은 손만 떨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육이 뻣뻣해지면서 자세가 불안정하여 균형을 잡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전증은 글씨쓰기, 물 따르기 같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전증(본태성 떨림)은 왜 발생할까?


수전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전증의 주요 원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전적 요인

본태성 떨림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큰 역할을 합니다. 수전증 환자의 50% 이상이 가족력이 있으며 특정 유전자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태성 떨림은 주로 상염색체 우성 유전 형태로 나타납니다. 즉 부모 중 한 명이 본태성 떨림을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게도 본태성 떨림이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정확한 유전자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몇몇 후보 유전자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들 유전자는 신경계의 기능과 관련이 있을 것을 추정됩니다.

 

2. 신경계의 이상

본태성 떨림은 신경계의 특정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소뇌와 그 연결 부위에서의 이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소뇌는 운동 조절과 균형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으로 이 부위의 기능 이상이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뇌와 대뇌피질, 기저핵 등의 연결회로에서 신경 신호의 이상이 본태성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가바(GABA)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소뇌와 관련된 신경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바의 불균형이나 기능 저하가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도 본태성 떨림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신경계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약물과 독소

일부 연구에서는 환경 독소, 특히 중금속(예 : 수은, 납) 노출이 본태성 떨림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일부 약물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기관지 확장제 :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기관지를 확장시키고 호흡을 용이하게 하지만 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카페인 : 일부 감기약, 진통제 등에 포함된 카페인은 신경계를 자극하여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신경안정제 및 항우울제 : 특정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변화시켜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중추신경계 자극제 : 일부 다이어트 약물, ADHD 치료제 등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5.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으로 이는 신진대사 속도를 높이고 교감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6. 나이

본태성 떨림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노화와 함께 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떨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7. 생활습관 및 기타 요인

  • 카페인 과다 섭취 : 커피, 에너지 음료 등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신경계 자극으로 인해 떨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알코올 금단 증상 : 알코올 중독자들이 금주를 시도할 때 나타나는 금단 증상 중 하나로 떨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과도한 스트레스 및 긴장 : 일시적인 수전증의 경우에는 긴장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피로가 신체에 누적되어 발생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시험, 발표, 면접 등 긴장되는 상황에서 손이 떨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떨림증상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카페인은 수전증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수전증(본태성 떨림)의 치료


수전증의 치료 방법은 증상의 정도와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치료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주요 치료 방법에는 약물 치료, 비약물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있습니다. 

 

▶ 약물 치료

1. 베타차단제(Beta Blockers)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물로는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이 있는데 심박수를 감소시키고 떨림을 완화합니다. 하루 1~2회 복용하며 부작용으로는 저혈압, 서맥, 피로감, 우울증 등이 있습니다. 

 

2. 항경련제(Anticonvulsants)

  • 프리미돈(Primidone) : 뇌전증 치료제로 본태성 떨림에 효과적이며 베타차단제와 병용할 수 있습니다. 저용량부터 복용하기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졸림, 어지러움, 메스꺼움이 있습니다. 
  • 가바펜틴(Gabapentin) : 특정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일 수 있으며 졸림 어지러움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 체중 감소, 기억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는 토피라메이트는 본태성 떨림 일부 환자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3.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s)

긴장 완화와 떨림 감소에 도움을 주는 클로나제팜(Clonazepam)은 졸림, 기억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를 통한 수전증 치료

 

 

▶ 비약물 치료

비약물 치료는 주로 생활 습관 변화와 보조 장치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1. 생활 습관 변화

  • 카페인 및 알코올 섭취 조절 : 카페인은 떨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소량의 알코올은 일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떨림을 완화할 수 있지만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 스트레스 관리 : 스트레스가 떨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요가, 명상, 심호흡 등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충분한 수면 : 충분한 수면은 신경계를 안정시켜 본태성 떨림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2. 보조 장치

일상생활에서 떨림을 줄이기 위해 무거운 식기, 특수 디자인된 글쓰기 도구 등의 적응기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전증 환자들을 위한 손떨림 방지 스푼이나 흘림 방지 그릇, 집게 모양의 젓가락 등 여러 도구를 이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전증의 수술적 치료

 

 

▶ 수술적 치료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본태성 떨림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1.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뇌심부자극술은 수전증을 포함한 여러 신경학적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외과적 치료법입니다. 특히 파킨슨병, 본태성 떨림, 근긴장이상증 등과 같은 운동 장애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 방법은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수술로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여 전기 자극을 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비침습적 수술로 자극의 강도와 패턴을 조정할 수 있어 환자의 증상에 맞게 치료를 개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염, 출혈, 뇌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가의 치료법으로 비용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2. 고강도 집속 초음파(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 고집적 초음파술)

본태성 떨림 치료에 사용되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는 비침습적 치료법으로 뇌의 특정 부위를 정밀하게 타겟팅하여 떨림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방법은 신경외과적 수술의 대안으로 점점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고강도 집속 초음파는 두개골을 통과하는 초음파를 사용하여 특정 뇌 조직을 고열로 파괴하는 기술입니다. 초음파 에너지를 특정 지점에 집중시켜 그 지점의 조직 온도를 상승시킵니다. 이로 인해 해당 부위의 세포가 파괴되고 비정상적인 신경 활동이 억제되어 떨림 증상이 완화됩니다. 

 

 

▶ 기타 치료 방법

1.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

수전증 치료에서 물리치료는 증상완화를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물리치료는 근육 강화, 신경계의 조절, 움직임의 조절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떨림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물리치료 중 운동 치료에는 덤벨을 사용하는 저항운동을 통해 근육을 강화하고 떨림을 감소시켜 손과 팔의 안정성을 높입니다. 몸 전체의 균형과 협응 능력을 향상하는 균형 보드 운동 또한 수전증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근육의 긴장 완화와 유연성 향상을 위하여 손목, 팔, 어깨 근육을 대상으로 스트레칭을 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움직임을 연습할 수 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컵을 들고 마시기, 글씨 쓰기, 버튼 채우기 등의 활동을 포함합니다. 또한 다양한 질감의 물체를 만지거나 잡는 훈련을 통해 신경계 조절을 돕기도 합니다.

 

2. 심리 상담

본태성 떨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관리하기 위해 심리 상담이나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정을 통해 떨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명상, 요가, 심호흡 연습 등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떨림을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마치며


7년 전 유튜브에서 파킨슨병의 손떨림 증상을 완화하는 웨어러블을 개발했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작은 동전형 모터를 이용한 진동 웨어러블로 손목에 착용한 뒤 진동을 시작시키면 손떨림이 완화된다고 합니다. 원리는 웨어러블의 진동 때문에 뇌가 손발 제어에 덜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손을 움직이려는 생각과 멈추려는 생각의 충돌로 손이 떨리는 신호에 혼선을 주는 것입니다. 이 웨어러블이 실제로 판매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획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손 떨림 증상은 눈으로 보이는 증상이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단순히 피로누적이나 과도한 근력운동 등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손 떨림과 달리 본태성 떨림은 만성적으로 일어나고 긴장을 하면 할수록 더욱 심해진다고 합니다. 만약 평소에는 떨리지 않던 손이 술을 따르거나 물을 마시거나 글씨를 쓰는 등 가벼운 동작에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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