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쓰겠지 하는 마음에 물건을 하나 둘 모으다 보니 집이 엉망이 됩니다. 물건이 너무 많아서 사람이 살 공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과거 한 방송에서 멋진 이층집 안이 온통 주워온 물건으로 가득 차 있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더 이상 물건을 둘 자리도 없는데 집주인은 계속해서 프라이팬, 비닐, 망가진 라디오 같은 것들을 주워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물건을 모으는 행동을 저장강박증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장강박증은 어떠한 질환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저장강박증이란?
저장강박증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과도하게 모으며 물건의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모으기와 보관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진 특정 심리적 질환입니다. 이러한 강박적인 행동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며 모으는 행동 자체를 제어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물건을 건드리거나 치운다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마찰을 빚기도 합니다. 저장강박증은 주로 정신건강 질환 중 하나로 간주하며 주로 강박성 장애의 일부로 간주됩니다. 강박성 장애는 강박적인 사고나 행동이 개인의 일상 생활에 지속적으로 방해가 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저장강박증상과 저장강박증은 서로 다른 개념으로 구별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저장강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여러 질환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조현병, 우울증, 치매 등과 같은 다른 정신질환은 저장강박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장강박증은 이러한 정신질환이 없이 저장 강박적 행동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날 때에만 해당이 됩니다.
저장강박증이 왜 생기는 것일까?
저장강박증이 왜 발생하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강박증이 발생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관련될 수 있습니다.
1. 유전적 요인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저장강박증을 가진 사람들의 자녀나 가족들도 이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2.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저장강박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의 충격적인 사건이나 생활상의 변화도 이러한 강박증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3. 뇌의 전두엽 기능에 문제
뇌 활동과 관련된 생물학적 요인도 저장 강박증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은 뇌의 전두엽 기능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두엽은 인지 기능, 의사 결정, 계획 및 조절, 감정조절 등 다양한 뇌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저장강박증을 겪는 사람들은 전두엽의 특정 영역에서 활동이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두엽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며 개인의 의사결정 능력, 행동제어, 계획 등이 영향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저장강박증과 관련되고 물건 모으고 보관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개인적인 경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반복되는 습관이 저장강박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나 물건을 버릴때 불안감을 느끼는 등의 경험이 저장강박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의 유전적 요인은 개인이 강박증을 발병하기 쉽거나 증상을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의 유전체적 변이를 의미합니다. 이는 개인이 강박증을 가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반면 개인적 경험은 개인이 특정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그들의 행동과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유전적 요인은 특정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이것은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 경험은 특정상황이나 경험이 강박적 행동이나 강박증을 유발하거나 촉발시키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저장강박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각각의 개인에 따라 그 원인과 특성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장강박증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저장강박증 증상
저장강박증의 증상은 다양하며,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1. 물건 모으기
사용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계속해서 모으고 보관합니다. 저장강박증은 대체로 11~15세, 사춘기에 처음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장애의 정도가 경미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악화됩니다. 작아진 옷, 어린시절 장난감, 고장 난 가전제품, 종이가방 수백 장 등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며 심지어 메모지, 껌종이, 과자봉지 같은 쓰레기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냉장고에 음식물이 썩고 있는데도 버리지 못하고 발 디딜 틈 없이 방안에 물건을 쌓아놓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2. 물건에 대한 강한 감정적 연결
저장강박증을 겪는 사람들은 물건들에 대해 강한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합니다. "언젠가 사용할 지 몰라", "선물 받은 거라 안돼", "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 멀쩡한데 왜 버리나" 등과 같이 생각하며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물건을 버리는 것 자체가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공간의 혼잡
저장강박증은 만성적으로 발전하기 쉬운데 점점 증상이 심해져 주거 공간이나 작업 공간이 물건으로 인해 혼잡하고 생활환경이 지저분하며 불안정 해질 수 있습니다.
4. 물건 버리기의 강한 거부
가족이나 주변에서 물건을 버리라고 말하면 나중에 할 거라고 미루며 버리는 자체에 대해 불안, 스트레스, 감정적인 고통을 느낍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물건을 치우려고 하면 불쾌한 기분이 들며 심한 경우에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5. 사회적 및 기능적 문제
저장강박증은 개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물건 모으기로 인해 직장, 가족, 교우관계 등 사회적 관계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물건의 가치에 대한 왜곡
저장강박증을 겪는 사람들은 종종 필요하지 않은 물건, 사소하고 작은 물건, 심지어 쓰레기에도 과도한 가치를 부여합니다. 이러한 물건들은 실제로 가치가 없거나 사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개인은 이러한 물건들을 소중히 여깁니다.
저장강박증 치료
저장강박증은 점점 증상이 심해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데 사실 저장강박증의 치료는 쉽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 저장강박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강박 장애와 치료는 유사하지만 저장강박은 강박 장애보다 치료 유지가 어렵고 약물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따라서 저장강박증은 종합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1. 행동치료(Behavioral Therapy)
행동치료는 저장강박적인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환경적 요인과 강박적 행동 간의 연결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행동으로 대체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행동치료는 물건을 버리는 방법을 학습하고 적절한 관리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인지행동치료는 강박적인 사고와 행동에 대한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수정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환자는 자신의 강박적 사고에 대해 자각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법을 학습합니다. 또한 환경적인 변화와 새로운 대처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약물치료
주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같은 항우울제가 사용됩니다. 약물치료는 행동치료나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사용될 때 더 효과적입니다.
4. 가족의 관심과 지원
미국 뉴햄프셔대학 연구팀은 저장강박증이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해 물건에 과도하게 애착을 쏟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가족이 저장강박증을 이해하고 환자를 지원하고 돕는 방법을 배워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5.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은 신경외과적 절차로, 정신질환 및 신경학적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수술적 절차입니다. 이 절차는 일부 저장강박증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지만, 흔한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심부뇌자극술은 뇌의 특정 부위로 전극을 이식하여 전기 자극을 전달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이 기술은 일반적으로 중증 우울증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의 치료에 사용됩니다. 저장강박증의 경우, 일부 환자들에게 저장 강박증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부뇌자극술은 일반적으로 치료 절차 중 하나로서 고려되며, 다른 치료 옵션들이 실패한 경우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유튜브에 보면 "쓰레기집"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집안에 쓰레기와 물건으로 가득차 사람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이며 물건을 들어 올릴 때마다 바퀴벌레가 우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쓰레기집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저장강박증은 아닙니다. 단순히 귀찮아서 치우지 않고 살았거나 청소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또는 지적장애나 치매, 우울증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해 쓰레기집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자신의 공간이 어질러져 있다면 나는 어떤 상태인지 되돌아보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천천히 정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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