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옮기는 곤충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감염병 발생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중 모기로 인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큰데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 등을 매개로 하는 뎅기 바이러스 감염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뎅기열 환자는 해외에서 감염되어 온 경우만 있다 하는데 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뎅기열은 어떤 질병일까요? 오늘은 뎅기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뎅기열이란?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어 나타나는 질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전염병이 퍼지며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됩니다. 뎅기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는 흰줄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입니다.
이집트숲모기는 주로 열대지역과 아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며 사람 사는 근처에 서식하며 주로 낮에 활동합니다. 흰줄숲모기는 온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는데 물이 고여있는 곳에서 번식하며 역시 낮에 활동합니다. 이 두 모기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여행국가 감염병 발생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후적으로 이 모기들이 서식하지 않아 없는 병이지만 최근 해외여행의 증가로 유행지역에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뎅기열은 주로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모기매개 감염병이지만 혈액을 통해 전파되기도 하며 수직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혈액을 통한 전파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통해 수혈을 받는 경우 전파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직감염은 임신 중인 여성이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전달되는 것을 말합니다. 수직감염은 특히 임신 중기에서 태아에게 뎅기 바이러스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뎅기 바이러스란 무엇인가?
뎅기 바이러스(Dengue virus)는 뎅기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RNA 바이러스 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플라비바이러스과(Flaviviridae)에 속합니다. 플라비바이러스는 작은 RNA 바이러스의 한 그룹으로 유전자의 RNA가 단일 가닥으로 되어 있으며 이 바이러스들은 주로 매개체를 통해 전파됩니다. 모기, 진드기, 유제류 등 다양한 곤충에 의해 전염될 수 있습니다. 플라비바이러스과에는 뎅기 바이러스와 지카 바이러스,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뎅기 바이러스는 네 가지 서로 다른 세르로타입(DENV-1, DENV-2, DENV-3, DENV-4)이 알려져 있습니다. 세르로 타입은 바이러스의 특정 형질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바이러스는 종종 여러 다른 형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형질은 바이러스의 외부 구조나 유전자 서열 등에서 나타날 수 있는 데 특히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인 형질 변동 단백질에 의해 결정될 수 있습니다. 뎅기 바이러스의 네 가지 세르로 타입은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 구조의 차이 때문에 서로 구별됩니다. 따라서 뎅기 바이러스의 각 세르로 타입은 다른 면역 반응을 유도하거나 각기 다른 병원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르로 타입은 모두 인간에게 뎅기열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뎅기열에 걸려 항체가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네 가지 종류의 뎅기열중 감염된 종류의 뎅기열에만 면역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뎅기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를 매개체로 전파되는데 모기가 감염된 사람의 피를 빨아들이면 바이러스가 모기 내에서 복제되고 그 후 다시 사람에게 전파됩니다. 바이러스는 인간이 혈액 속에서 주로 피부 세포와 백혈구 등을 감염시키며 이를 통해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의 전형적인 뎅기열 증상을 유발합니다.
뎅기열의 증상
뎅기열은 일반적으로 감염된 모기에 물리고 난 후 4~7일의 잠복기간을 거친 후 발병합니다.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14일 사이의 잠복기를 가집니다.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있으나 감염자의 75%가 무증상입니다. 일반적인 뎅기열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발열
급성 발열이 가장 일반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발열은 3~5일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2.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열과 함께 근육과 관절에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통증은 특히 눈, 손목, 발목, 무릎 등의 작은 관절에서 더욱 심할 수 있습니다. 발열과 함께 또한 심한 두통이 나타납니다.
3. 피부 발진
뎅기열 환자는 종종 발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발진은 발열이 시작된 며칠 후에 나타나며 대개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이나 발진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이 떨어지면서 피부 발진이 1~5일 계속되며 초기에는 얼굴, 목, 가슴부위 좁쌀모양의 발진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다가 3~4일째 가슴과 몸통에서 시작하여 팔다리와 얼굴로 퍼지게 됩니다.
4. 피로감
발열과 두통, 근육통 등으로 인해 환자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구토와 복통
발열이나 다른 증상이 심할 때 구토와 복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6. 출혈 경향
심각한 경우 혈소판 수가 감소하여 출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출혈은 중증 뎅기감염증의 경우에 나타나는데 코피, 잇몸 출혈, 소화기계 출혈로 인한 혈변이나 토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에 멍이 쉽게 들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월경 시 출혈이 평소보다 많아질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에 뎅기출혈열이나 뎅기쇼크 증후군과 같은 중증 뎅기감염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뎅기 출혈열은 뎅기열의 중증 형태로 발열,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일반적인 뎅기열 증상 외에도 복통, 구토,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나며 혈소판 감소라는 특징을 보입니다. 뎅기쇼크증후군은 뎅기출혈열의 중증 형태로 심한 혈압 하강과 함께 출혈이나 장기 손상이 포함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중증 뎅기 감염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사망률이 20%에 이릅니다.
뎅기열의 치료
뎅기열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증상에 따라 대증요법으로 사용합니다. 뎅기열 발생 국가 여행 후 2주 이내에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1. 대증 요법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마십니다. 물과 함께 전해질 보충 음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발열과 통증이 있는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제를 사용합니다.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은 출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병원 치료
심한 탈수나 출혈이 있는 경우 정맥으로 수액을 공급하여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합니다. 심각한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이 있는 경우 혈소판 수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뎅기출혈열이나 뎅기쇼크증후군과 같은 중증 뎅기열은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 검사 등을 통해 혈소판 수치와 혈액 응고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합니다. 출혈이 발생하면 즉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잇몸 출혈이나 코피의 경우 압박을 통해 출혈을 멈추도록 합니다.
뎅기열의 예방
아직까지 국내에는 뎅기열을 예방하는 백신이나 예방접종이 없습니다. 뎅기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
1. 모기 기피제, 퇴치제 사용
뎅기열 발생지역 여행시 DEET, 피카리딘, 이카리딘과 같은 성분이 포함된 모기 퇴치제를 피부와 옷에 바릅니다. 모기 기피 스프레이나 전기 모기 기피 장치를 사용하여 모기를 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유칼립투스 오일은 모기퇴치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유칼립투스 오일 중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에서 추출한 PMD라는 성분은 모기퇴치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PMD는 DEET와 같은 화학적 모기 퇴치제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천연성분입니다. 유칼립투스 오일을 코코넛오일 등과 혼합하여 피부 바르거나 방향제로 사용하여 공기준에 분사하거나 하면 모기를 쫓는데 도움이 됩니다. 유칼립투스 오일 외에 라벤더, 시트로넬라, 페퍼민트, 티트리 오일 등도 모기퇴치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 모기장 사용
야외에서 휴식할 때나 잠잘 때 모기장을 사용하여 모기 접근을 막습니다.
3. 긴옷 착용
긴소매 셔츠와 긴 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합니다. 밝은 색 옷을 입어 모기를 피합니다. 모기들은 어두운 색 옷에 더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모기들은 붉은색, 주황색, 검은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땀냄새 줄이기
땀냄새를 줄이는 것도 모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기는 후각기관이 발달하여 땀과 체취에 끌리기 때문에 땀냄새를 줄이면 모기에 덜 물릴 수 있습니다. 땀이 나는 경우에는 샤워를 자주하며 데오도란트나 안티퍼스퍼런트를 사용하여 땀과 체취를 억제합니다. 또한 땀이 많이 나는 활동 후에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통기성이 좋은 면 소재의 옷을 입어 땀을 흡수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마늘, 양파와 같이 향이 강한 음식을 줄여 체취를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5. 주변 환경 관리
집 주변의 물이 고이는 곳을 없애 모기 번식지를 줄입니다. 화분 받침, 양동이, 타이어 등 물이 고일 수 있는 모든 곳을 정기적으로 비우고 청소합니다.
마치며
지난 6월 29일 기사에 국내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되던 숲모기를 처음 발견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후 변화로 열대성 지방에 사는 곤충들이 한반도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숲모기는 뎅기열,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종이 아니어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기후가 계속 유지되면 2040년도에는 제주도 해안지역에 이집트숲모기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뎅기열 예방을 위한 백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Dengvaxia 라는 백신이 있는데 프랑스의 제약회사 사노피 파스퇴르가 개발한 것으로 9~45세 사이의 뎅기 바이러스 감염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장됩니다. 이 백신은 4가지 뎅기 바이러스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백신은 모든 국가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승인을 받지 않아 접종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뎅기열이 풍토병이 아니어서 뎅기열 예방백신이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뎅기열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백신 외에 다른 방법으로 예방을 해야 합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질병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현재는 국내에서는 발병하지 않고 해외여행 후 감염자가 국내로 유입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뎅기열의 가장 좋은 예방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게 조심하는 것입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자주 씻어 땀냄새나 체취를 줄이고 밝고 긴 옷을 입어 뎅기열을 예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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