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팔팔한 하루의 건강정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 원인, 특징, 진단기준, 치료방법, 자폐스펙트럼장애

by 훈찬마미 2024. 6. 10.
반응형

청소년기 아들을 키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눌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하는 말이 요새 이상한 애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앞에 버젓이 서있는데 큰 소리로 흉을 보더랍니다. 화가 난 앞사람이 "지금 저한테 이야기하시는 거예요?"하고 뒤돌아 물으니까 "아닌데요. 혼잣말한 건데요. 왜 대답하고 그래요. 말 건 거 아닌데" 이랬답니다. 다 들으라는 식으로 흉을 봐놓고 마치 본인이 말하는 것을 상대방이나 다른 사람들이 들을 것이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한 사람처럼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를 학교, PC방, 식당 같은데에서 몇 번 봤다고 하는데 단순히 중2병이려니 하고 넘기기에는 횟수나 정도가 지나친 것 같아 보였습니다.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낮아서 발생하는 문제를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라고 합니다. 여러 사람과 대화 중인데 대화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뜬금없는 혼잣말, 혼잣말은 내용이 어떠한들 크게 말해도 된다라는 식의 행동들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란 무엇이며, 어떠한 특징을 갖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로 인한 대화의 어려움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란?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Social Communication Disorder, SCD)는 지능지수는 정상이나 사회화에 어려움을 겪어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서 언어적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입니다. 이 장애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유사한 점이 있으나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와는 달라요.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의 지속적인 결함과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및 관심사를 특징으로 합니다. "스펙트럼"이라는 용어처럼 증상의 범위가 넓고 개인마다 증상의 심각도가 다른데 사회적 접근 방식이 비정상적이어서 일반적인 대화를 주고받기가 어려우며 눈 맞춤, 표정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결여되거나 비정상적입니다. 이로 인해 또래와의 관계 형성 및 유지가 어렵습니다. 또한 반복적인 손 흔들기, 몸 흔들기 등의 동작과 일상적인 활동과 환경의 변화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는 다르게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문제를 제외한 다른 자폐증적 행동(예 :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나 관심사)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화용언어 능력의 미성숙

 

 

또한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는 언어기능 중 화용언어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화용언어 능력란 언어적인 표현 중에서 맥락과 상황, 그리고 이야기를 듣는 대상에 맞게 말할 줄 아는 것을 뜻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의도, 대화 구조, 상호작용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어 적절한 대답 및 반응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병원에 진료를 보러 갔을 때 다음과 같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차타고 왔어요." 또는 "지하철 타고 왔어요."

 

병원에 온 목적을 묻는 질문이었는데 교통수단에 대한 답으로 대답하는 것은 농담이 아니었다면 화용언어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화용언어 능력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부분은 중의적 표현에 대한 답을 할 때입니다. 

 

"잘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목소리와 억양, 문장의 맥락 등을 이해해서 그렇게 말한 의도를 알아차려야 하는데 의도 파악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칭찬으로만 들으면 안 됩니다. 맥락에 따라서 비판이었는지 칭찬이었는지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 파악에 화용언어능력이 사용됩니다. 

 

과거에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일종으로 주로 사회적 상호작용과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설명하는 용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DSM-5(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진단 기준에 의해 아스퍼거 증후군과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가 구분이 되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같이 특정 영역에 국한해서 제한된 관심사에 깊게 파고드는 특징을 보이지만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는 관심사에 대한 특이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은 허밍이나 특정단어, 몸짓 등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특정행동을 반복하지 않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와 구별이 됩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의 원인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한데 유전적 요인, 심리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환경적 요인이 이를 유발한다는 것은 아직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1. 유전적 요인

뇌손상, 감각기능의 결함, 의사소통이 필요한 뇌나 신체 기관의 기능장애, 신경계의 문제, 인지 기능의 문제가 의사소통 장애를 초래할 수 있겠습니다. 

 

2. 심리적 요인

의사소통을 배우는 시기는 유소년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방치되었거나 무시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  발달 자극의 결핍, 불안정한 애착, 훈육의 비일관성 등의 양육태도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환경적 요인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등과 같은 디지털 매체 사용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아이들이 현실세계와의 상호작용을 제한하고 이러한 습관은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발병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의사소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말로 표현하지 않고 채팅으로만 하는 습관들이 사회성 결여와 연관되고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래만의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이 있어야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합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진단기준(DSM-5)


다음과 같은 모습들이 모두 나타나게 되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라고 판단되어 집니다. 

 

A. 언어적 및 비언어적 의사 소통의 사회적인 사용에 있어서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고 다음과 같은 양상이 모두 나타난다. 

 

1. 사회적 맥락에 적절한 방법으로 인사 나누기나 정보 공유 같은 사회적 목적의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의 결함

예를 들어 새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처음 보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대부분 이렇게 대화할 것입니다.

"안녕, 우리 같은 반이야? 너 작년에는 몇 반이었어? 너 OOO 알아? 작년에 나랑 같은 반이었어."

이런 간단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밀감을 쌓게 됩니다. 그러나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이 없이 상황과는 관계없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이 가방 백화점에서 샀어." 또는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어."와 같은 뜬금없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2. 교실과 운동장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말하기, 아동과 성인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말하기, 그리고 매우 형식적인 언어의 사용을 피하는 것과 같이 맥락이나 듣는 사람의 욕구에 맞추어 의사소통 방법을 바꾸는 능력에 있어서의 손상

아동에게는 반말을 사용하고 어른에게는 존댓말을 쓰는 것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말하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반대로 말한다던지 아니면 구어체로 대화하지 않고 문어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 우리 같이 햄버거 먹었어요."와 같은 말을 "우리는 같이 햄버거를 섭취했습니다."라고 말을 하며 높낮이 없이 다소 딱딱하게 표현하게 됩니다.

 

3. 자기 순서에 대화하기, 알아듣지 못했을 때 좀 더 쉬운 말로 바꾸어 말하기, 상호작용을 조절하기 위해 언어적 및 비언어적 신호를 사용하기와 같이 대화를 주고받는 규칙을 따르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

대화를 할 경우에 상대방이 내 말에 이해를 못하고 다시 되묻는 경우가 생기면 일반적인 경우에는 더 쉬운 말로 풀어서 다시 대답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쉬운 말로 해석함이 없이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말해줍니다. 또한 대화 도중 고개를 갸웃하거나 절레절레 흔드는 비언어적 행동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무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4. 무엇이 명시적 기술이 아닌지(예 : 추측하기), 언어의 비문자적 혹은 애매모호한 의미(예 : 관용구, 유머, 은유, 해석 시 문맥에 따른 다중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

위에서도 기재한 내용인데 병원을 방문했을 때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가 아파서 왔냐 또는 어떤 목적으로 병원을 왔냐라고 의미를 파악한 뒤 그에 맞는 대답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차 타고요."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중의적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문장이 들리는 대로 대답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B. 개별적으로나 복합적으로 결함이 효과적인 의사소통, 사회적 참여, 사회적 관계, 학업적 성취 또는 직업적 수행에 기능적 제한을 야기한다.

 

C. 증상의 발병은 초기 발달 시기에 나타난다.(그러나 결함은 사회적 의사소통 요구가 제한된 능력을 넘어설 때까지는 완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D. 증상은 다른 의학적 혹은 신경학적 상태나 부족한 단어 구조 영역과 문법 영역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자폐 스폑트럼 장애, 지적장애(지적발달장애), 전반적 발달지연 또는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언어치료 및 인지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치료 방법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소년 시절 발달 과정을 잘 살피고 이 질병의 존재를 파악하여 빠르게 개입하는 것입니다. 치료약이 따로 없으므로 사회성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할 수 있도록  유소년 시절부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의 치료는 주로 언어치료와 사회적 기술 훈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1. 언어치료(Speech and Language Therapy)

언어치료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의 핵심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언어치료사는 아이가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하도록 도와줍니다. 

  • 화용 언어 능력 훈련 : 상황에 맞는 언어 사용, 대화의 흐름 유지, 대화 상대방의 신호 이해 및 적절한 반응을 연습합니다.
  • 사례별 대처방법 설명하기  :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설명하는 이야기로 아이가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놀이치료 : 놀이를 통해 언어적 상호작용과 사회적 기술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 사회적 기술 훈련

사회적 기술 훈련은 아이가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도록 돕습니다. 

  • 역할 놀이(Role-Playing) :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연습함으로써 실제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향상시킵니다. 
  • 그룹 활동 : 또래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기릅니다. 
  • 피드백 제공 : 상호작용 후에 피드백을 통해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배우도록 돕습니다.

 

3. 부모 교육 및 지원

부모는 아이의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부모가 적절한 전략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의사소통 전략 교육 : 부모가 아이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일관된 훈육 방법 : 일관된 훈육과 지지적인 양육 방식을 통해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가정에서의 실습 : 치료에서 배운 기술을 가정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4. 심리치료(Psychotherapy)

심리치료는 아이가 감정 조절 및 자기 이해를 돕는 데 중점을 둡니다. 

  •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 아이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배웁니다. 
  • 사회적 스토리텔링 : 특정 사오항에서의 행동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개별 및 그룹 상담 : 상담을 통해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을 연습하고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학교 및 교육적 지원

학교에서도 아이가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 : 각 아이의 필요에 맞춘 교육 계획을 수립합니다. 
  • 사회적 기술 그룹 : 학교 내에서 사회적 기술을 연습하는 그룹 활동을 제공합니다.
  • 교사 교육 : 교사가 아이의 필요을 이해하고 적절히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각 아이의 필요와 상황에 맞춰 개별화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역할 놀이를 통해 상황별로 적절한 대화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및 핸드폰 게임, 유튜브 시청 등 디지털 매체에 중독된 듯 정말 많이 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고 현실에서의 대화나 상호작용이 없으면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소위 4차원이라하고 본인만의 세계에 빠져 돌발행동을 하거나 다 같이 웃어야 할 때나 조용히 해야 할 때를 알지 못하는 등의 행동을 많이 하여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말이 늦게 트이거나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거나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는 경우 또한 대화 시 문장 속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대답하는 경우 등은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파악하고 대화의 흐름을 알며 적절한 대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언어치료나 인지행동치료를 꾸준히 하다 보면 서서히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할 것입니다. 

 

 

반응형